내 안의 초조함으로부터 멀어지는 법

숲속의 자본주의자/ 박혜윤 지음/ 다산초당 출판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 김순임

 

숲속을 거닐다 보면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할 때가 있다. 놀라운 존재임을 깨닫는다. 키가 큰 나무들이 우뚝 서 있고, 주변에는 작은 꽃과 풀이 살고 있다. 그 속으로 조금 더 들여다보면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와 벌이 보인다. 살아간다는 건 뭘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묵묵히 제 삶을 살아내는 숲속의 작은 생명체들을 보다 보면, 삶의 가치를 다시 되새기게 한다.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나 자신의 나다움을 아는 것과 어디에 있든, 어떤 방식으로 살든,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 즉 나의 삶에 의미를 찾는 것이다. 그리고 내 삶이 성공과 실패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되고, 나만의 이야기와 배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외진 곳에서 살아도 사회와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나만의 자유를 누리는 일 역시 자본주의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나만의 인생을 사랑하게 된다. 참고 견뎌야 할 때, 남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때 나는 그러기 싫은 나의 마음은 나만이 지켜줄 수 있었다. 못난 점이니까. 그런데 이 시간들이 쌓이니까 나만의 것, 진짜 내 것을 가지고 있는 나를 만나게 됐다.”(p74)

책에서 작가는 소로의 월든을 닳도록 읽으며, 빵을 만드는 일에서 놀이의 기쁨을. 텃밭에 씨앗이나 모종을 심으면서 흙을 만지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가족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는. 별 볼 일 없지만, 내 것이라 여기는 소중한 것들을 찾았다고 한다.

작가 박혜윤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교육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함께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 산다. 야생 블랙베리를 따고, 밀알을 즉석에서 갈아 빵을 만들어 먹으면서, 자본주의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찾으려고 실험하듯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질 볼트 테일러의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를 읽은 적이 있다. 감동받은 것으로 끝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이 책을 분노를 다스리는 것과 연결지었다. 화가 날 때는 참는 게 아니라, 화까지 연결되는 회로를 끊어내고, 우뇌에 접속하는 새로운 회로를 만들면 된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내게 달려 있다!’며 나의 선택을 통해 화내는 감정이 편안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나는 지금까지 하루 종일 노력하고도 자리에 누워 부족함을 느끼는 그런 삶을 살아왔다. 내 안에 희망이 아니라 체념이 자리 잡고 있었고, ‘두 배로 빨리 뛰어야 한다며 나를 채찍질 해왔다. 책을 읽으며 열심히 사는 것과 의미 있게 사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끝을 보며 지금을 사랑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따라가고 싶어진다.

이 책은 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잘 듣기, 삶의 의미 찾기를 비롯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리고 내 안에 초조함이 밀려올 때, 우리가 실망하고, 화가 나고, 슬플 때 위로받을 수 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받고, 진정한 나만의 자유를 만끽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