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마당 도서관
- S. I -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도로망의 우치다. 뉴욕의 타임스퀘어가 특별한 이유는 브로드웨이와 격자형 그리드가 만나는 교차점에 위치한 삼거리여서다. 별마당 도서관도 쇼핑몰의 복도가 모여드는 교차점에 자리한다. 사람들이 모여들 수밖에 없는 공간 구조다. 게다가 또 다른 특징은 쇼핑몰에서 유일하게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쇼핑몰에 들어가면 낮은 천장고에 형광등 불빛에 질리게 된다. 그런 복도를 걷다가 갑자기 높이를 가늠하기 힘든 높은 천장고에 자연 채광이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 그곳이 별마당 도서관이다. 불나방이 전등으로 모여들 듯이, 지하 쇼핑몰에 있는 사람들은 별마당 도서관으로 모여들게 된다. 3층짜리 건물 높이의 책꽂이를 올려다보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빛을 느낄 수 있다. 위에서부터 오는 빛은 숭고하고 좋은 빛이다. 별마당 도서관의 빛은 그런 특징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짜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쇼핑몰이라는 공간은 손님으로 하여금 돈을 쓰게 하는 공간이다. 한 푼이라도 더 쓰게 하기 위해 어디 앉으려면 계속해서 돈을 쓰게 된다. 그런데 별마당 도서관은 책이라는 콘텐츠를 공짜로 즐기면서 뭘 사지 않아도 앉아 있을 수 있다. 별마당 도서관은 공짜로 앉아서 햇빛을 볼 수 있어 특별한 공간이다. 별마당 도서관은 코엑스몰의 타임스퀘어이자 센트럴파크다.”(P353)
“원래 최선들이 모여서 최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온갖 멋진 옷과 고가의 액세서리를 다 하고 나면 촌스러워질 수 있다. 모자라는 듯한 것들이 모여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답다. 그러니 내가 원했던 길이 막힌다고 해서 속상해하지 말라. 때로는 그게 빨간 신호등처럼 조금만 기다려도 파란불로 열리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옆길로 가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지금 열린 길이 최선이 아닌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그런 길들이 모여 예상치 못한 멋진 곳으로 인도해주기도 하는 것이 인생이다.”(P403)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우린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희미하지만 검은 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고, 잇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P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