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이 박학다식한 철학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그는 모든 종교의 총집합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20살 김용옥이 천안 부근의 광덕사에서 단기 출가중 산사의 뒷간에서 <<반야심경>>을 우연히 접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으면서이다. 그는 세상을 보는 눈이 확연히 달라지고 엄청난 흥분에 휩싸이게 되며 그의 세계관 전환의 계기가 된다.
"나는 그 순간 종교보다 인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 하나의 대오였지요. 제도화 된 종교의 규범은 인간에게 덮어씌워진 겉껍데기라는 것! 껍데기는 가라! 나는 그 체험을 통하여 목사의 옷도 벗었고 승려의 옷도 벗었습니다. 그리고 무전제의 철학의 길만을 고집하며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P 27)
내 인생에서도 이런 깨달음의 순간이 꼭 찾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내려 놓으라"는 한 마디다.
"경허는 말합니다. '내려놓으라!' 짐을 내려놓는데 전혀 예수의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려놓으면 됩니다. 부인과 남편과 사소한 일로 싸우고 그것이 짐이 됩니다. 그냥 내려놓으면 될 일을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이를 갈지요...... 이 한마디만 제대로 이해해도 한평생 정신과 의사를 찾아갈 일은 없을 것입니다. (P 77~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