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우리가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
강진군도서관 우리들서평단_정인숙
철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말이 생각나는가? 일반 대중에게 철학은 “철학이 밥 먹여 주냐?”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약간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은 무력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해결할 수 없는 삶의 문제는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오히려 과학이 발달할수록 철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과학은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기 때문입니다. … 과학이 원자력을 개발했다면 철학은 원자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판단하는 일을 맡아야 합니다.”(p23)
저자 안상헌은 삶의 문제를 탐구하는 인문학자로 독서와 성찰을 통해 일상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문제의 근원을 탐색하고 지혜로운 삶의 해법을 찾는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애플인문학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르카디아’라는 철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문학 공부법』, 『청춘의 인문학』, 『거인의 말』, 『생산적 책읽기 50』등이 있다.
『미치게 친절한 철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념과 맥락으로 정리되어 있어 500p라는 엄청난 분량에도 부담 없이 술술 읽힌다. 또한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부터 포스트구조주의와 같은 현대 철학 사조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별 철학의 흐름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내용이 나올 때마다 앞에서 언급한 철학 이론과 연관시켜 반복적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책을 덮는 순간까지 저자의 설명을 잘 따라갈 수 있다. 이는 마치 독자의 뇌에 기억저장창고를 제공하는 것 같다.
“변화에는 행동이 필요하고 어제와는 다른 결단을 요구합니다. …철학은 우리가 어떤 결단과 행동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힘입니다. …철학은 과학, 사랑, 정치와 예술을 통해 삶과 세상을 다르게 보게 합니다. 우리가 철학을 하는 이유는 다르게 보고 다르게 행동할 힘을 얻기 위해서입니다.”(p517)
“우리는 같은 강물에 손을 씻을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세상은 매 순간 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인문학에 기반을 둔 철학의 가치는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나를 만들고 싶지 않은가? 소크라테스, 칸트, 하버마스 등의 철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철학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정립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