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나는 작가이다. 몇년 전에 딸이 내 눈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나는 그 시간으로부터 죽은 사람이였다. 내 안의 감옥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던 나는 J시에 계시는 '아버지의 눈물'에 대해 듣게 된다. 몇 년만의 귀향이 시작되었다.
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가족이야기, 아버지의 이웃, 나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다.
우리가 잘 몰랐던, 마냥 어렵기만 했던 아버지의 이미지를 깨뜨리고 그렇게 다가온 아버지.
1933년에 출생해 13세에 부모님 모두를 여의고, 종가집 장손으로, 가장으로 홀로 서야했던
아버지는 민족상잔의 6·25를 겪고 60년대의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반공에서 민주화로의
시대적 흐름을 '가장'이란 이름으로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아버지의 직업은 농부다. 간혹 시골 점방을 운영하고, 돈이 필요한 농한기는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가족의 부양은 아버지의 뇌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수면장애는 조금씩
아버지의 생명을 잠식해 간다. 안까타운 나는 주변인처럼 바라만 본다. 어느날 아버지는 자정 즈음
나를 부른다. 유언장을 작성하기 위해서다. 내일이 있잖아요 하는 딸에게 내일은 기억이 나지 않을지
모른다며 그분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남긴다.
아버지는 서서히 생을 정리하고 있다. …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그분의 삶과 가족에 대한 헌신, 그리고 주변인을 살갑게
챙긴 삶까지. 우리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