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누구나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에 대한 느낌은 그리움이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리 역사의 격동기를 살아오신 아버지들에 대한 감정은 특히 그럴 것이다.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있어도 표현하지도 못하시고 마음 속으로만 사랑을 품고 사셨던 우리들의 아버지이시다.
이 책은 신경숙 작가가 가정 형편상 잠시 고향 집에서 자신의 아버지와의 함께 하게된 생활을 담은 책으로 솔직 담백하게 우리의 일상을 보는 것과 같이 담아낸 소설이다. 가벼운 내용 같지만 가볍지 않고 현란한 표현이나 사건의 구성 없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늪의 마법과도 같이 책 속으로 서서히 스며들게 한다. 작가의 글에 대한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작가 신경숙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 창작과를 졸업하고 198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 '겨울우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소설집 "겨울우화' 등 많은 작품을 펼쳐 놓고 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간직하고 있는 아버지가 지금것 고통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버지와 생활하면서야 알게 된 주인공은 아버지가 살아온 삶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서 아버지에 대한 뜨거운 감성을 느끼게된다.
주인공은 얼마전 사고로 사랑한 딸을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상황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고 수심이 많은 상황에서 외국에 파견된 큰아들과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큰아들에 대한 걱정과 기대를 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을 우연하게 보게된 주인공은 이젯것 생각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느낌을 새롭게 가지게 된다.
작가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선물을 할 때에는 두 사람이 같이 웃고, 아들이 아버지에게 선물을 할 땐 두 사람이 같이 운다는, 누군가로부터 전해 들은 말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했다면서 아버지의 속깊은 마음을 우리들에게 말하고 있다.
아버지란 호칭이 우리 각자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아버지, 함부로 감정 표현 조차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처지로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들의 속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식들의 안위와 행복을 위해 노심초사 하시면서 평생을 헌신하신 우리들의 아버지를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