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탐험서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윤치정

텔레비전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정재승 교수가 출연했던 편을 봤었다. 뇌 과학이라는 학문도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알쓸신잡의 영향으로 뇌에 대한 관심이 깊이 새겨졌다. 마침 서점에서 그의 책이 눈에 띄자 내용을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이 책은 정재승 교수가 했던 강의 가운데 가장 호응을 받았던 12편의 강연을 선별하여 글로 묶은 것이다.
 
정재승은 대한민국의 과학자이다. 경기과학고를 거쳐, KAIST 물리학과에서 물리학 석사,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예일의대 정신과 연구원,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교수, 콜롬비아의대 정신과 조교수 등을 거쳐 현재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p. 105 저는 우리 사회에 요구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결핍을 허하라. 그들이 방황하면 그 방향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실패하고 사고 쳐도 좋다고 믿어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성취동기로 가득 찬 어른, 재미있는 것을 찾기 위해 어슬렁거리는 젊은이들이 결핍에 의해 욕망을 위해 가열 차게 뛸 수 있다.
 
순응자로 살고 있는 나의 삶에 과학을 통해서 통쾌하게 한방을 때리는 문구였습니다. 과연 나는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판단하고, 정의한 방법으로 길을 갔는가? 사회와 주위 시선이 원하는 길만 찾다가 정작 내 스스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삶을 살아왔던 것이 부끄러웠다.

인내심을 북돋우고 에너지를 불어넣고 인격을 고양시키는 것은 번영이 아니라 결핍이고, 부유함이 아니라 가난함이다. 결핍을 모르는데 무엇을 채울 수 있겠는가?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가 되고자 하거나 무엇인가를 이루어내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알고 있어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 어떤 결핍들이 있는지 죽 나열해보았다. 또 타인들과 나누는 대화나 행동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았다.
 
이 책은 기존의 생각을 뒤집고 생각의 모험과 삶의 통찰로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보다 현명하고 성숙한 마음을 지닌 새로운 책과의 사귐은 인생의 중대한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저자가 이끄는 발자국을 따라 뇌 탐험의 근사한 여행을 떠나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