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재미와 보람 속에 있다
- S. I -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살기도 좋아졌고 의식도 열린 편이지만 여전히 무언가에 매여 산다는 점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옛날에는 종의 신분으로 주인을 잘 만나거나, 농노의 신분으로 좋은 땅을 배정받으려고 신분이나 토지에 매여 살았다면 요즘과 같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매여 살아가고 있다. 신분이나 땅에 매여 있으나 자본에 매여 있으나 매여 있는 것은 똑같다.
사람이 기쁨을 느낄 때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하나는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때, 다른 하나는 남에게 도움을 줄 때 기쁨을 느낀다.
현재의 재미만을 너무 추구하면 미래에 후회하거나 공허감을 느낄 것이고, 반대로 이익을 너무 염두에 두면 현재의 삶이 힘들어져 지치기 쉬울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지금도 재미있고 나중에도 이익이 되고, 남에게도 이익이 되고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본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곧 내 일이 되어야 한다.
일과 재미가 함께할 수 있다면 일이 곧 놀이가 되기 때문에 일을 마치고 다른 곳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다.(P266)
누구에게나 그 사람만이 가진 고유한 재능이 있고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먹고살기가 힘들고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이 좁았다. 월급을 많이 주는 직장을 구하는 것이 목표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돈 많이 주는 직장에 다니면 직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그런 직장에 다닌다는 사실 때문에 가족과 주변의 기대가 높다보니 직장의 업무는 과중하고 그만큼 소비 지출도 커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그만둘 수 없어 직장에 얽매이게 된다. 한마디로 피곤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이제라도 먹고사는 것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자신에게 좀 더 의미 있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는 직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기업 이름에 연연하거나 남의 눈을 의식하는 사회적인 굴레에서 벗어나서, 이 세상에 필요한 사람, 세상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자기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공익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일을 하고 아무것도 받지 않으면 그것을 ‘봉사’라고 한다. 일을 많이 하고 월급은 조금 받는 직장을 스스로 선택해서 다니면 봉사하는 것과 같다. 반면에 일은 조금 하고, 월급은 많이 주는 직장에 다니면 빚지는 인생이다. 돈을 받지 않고도 기꺼이 능력을 발휘하는 자원봉사야말로 가장 발전적인 노동이고 진정한 자유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돈에 매여 직장을 선택하기보다는 자기가 좋아서 또는 세상에 보탬이 되기 때문에 즐기며 일하는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행복한 사람들이고, 행복한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빛이 나게 마련이니까.
자신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자신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자기 존재에 대한 오랜 회의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행복한 삶은 돈에 매이지 않는 것에서 시작된다. 돈을 얼마 더 받고 안 받고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쓰임새가 어디에 있는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 꿈과 이상을 실현할 수 있으면 돈을 내고서라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행복은 재미와 보람 속에 있기 때문이다.(P2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