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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백수로 살기(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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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정인숙
청년실업률이 넘쳐나고 100세 인생이 우리 앞에 도래한 이 시기에 청년뿐만 아니라 중년, 은퇴한 베이비부머인 장년세대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잠재적 백수라 칭할 수 있다. 백수시대의 도래다. "백수"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무가치한', '쓸모없음', '버려진'처럼 부정적인 의미가 주를 이룬다.
'노동 해방'으로 정리되는 4차 산업혁명과 바뀐 패러다임에 맞춰 백수의 정의도 조선의 귀족이나 양반 상류층 계급이 누렸던 삶처럼 "정신적 깊이와 지적 확장"(P12)을 할 수 있는 존재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의 탄생은 고전연구가인 고미숙이 "차이나는 클라스"(JTBC)에서 『열하일기』에 대해 강연식 토크를 한 이후 도착한 한통의 이메일 덕분이다.
장년백수인 저자는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과 함께 감이당(&남산강학원)이라는 자립공동체를 꾸리면서 얻은 노하우를 고전의 지혜와 버무려 청년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만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연암의 청년 시기와 요즘의 청년들을 서로 오버랩하며, 연암의 발자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행복한 백수의 삶을 일깨운다.
이 책은 특히 청년 백수의 삶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노동(일), 관계, 여행, 공부의 4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백수일 땐 불안과 결핍감에 시달리고, 정규직에 진입하면 소외와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우리 시대 청년들이 연암의 지혜를 꼭 배웠으면 좋겠다."(p50)는 저자의 말이 귓전을 때린다.
이 시대의 백수들이여! 백수에게 절실한 자립을 이뤄 자신의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디자인하는 프리랜서가 되어, 세상을 자유로이 탐구하고 여행하면서 규칙적인 노동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하라. 소비와 중독의 늪인 화폐에 얽매인 삶을 살지 말고 관계가 바탕이 된 행복한 삶을 살라.
부귀영화를 버리고 고귀한 백수의 삶을 택한 연암 박지원의 삶을 따라가며 읽고, 말하고, 쓰며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하는 진정한 백수로 거듭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을 넘기면서 "백수의 행동 강령 그 첫 번째는 '해가 뜨면 무조건 튀어나온다!"(p153)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도서관에는 없는 것이 없다. 다양한 세대의 사람이 있고, 인문학 강의가 있고, 각종 문화 행사가 있다. 첨단의 시설과 쾌적한 환경은 말할 것도 없고. 단언컨대, 앞으로 정치경제학의 중심은 도서관이 될 것이다. 책과 사람, 문명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 도서관!"(P160) 은 '백수의 정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출발선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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