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양이 노이』『별이 된 도깨비 누나』『그래도 넌 보물이야』 등의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어린이 독자와 어른 독자 모두에게 사랑받아온 강진 출신 중견 동화작가 김옥애가 신작 그림책을 출간했다.

이번 신작은 흥미진진한 서사와 흡입력 있는 캐릭터가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나눔’의 가치와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이야기지만, 결코 교훈적이거나 설교적이지 않는다.

주인공 명이의 눈높이에서 보여지는 상황을 잔잔하게 그려냈기 때문에 이 작품을 접하는 어린이 독자들 역시 거리감 없이 읽을 수 있다.

『흰민들레 소식』은 주인공 명이의 엄마가 흰민들레 꽃씨를 산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보통의 노란민들레는 봄이면 길가나 밭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그러나 흰민들레는 보기 드물다. 평소에 흰민들레를 좋아하는 명이 엄마는 흰민들레 꽃씨를 어렵게 구해서 집 마당에 심는다.

그 과정에서 명이와 명이 아빠는 이렇게 귀한 꽃인 만큼 다른 사람에게 흰민들레 꽃씨를 나누어주고자 한다.

명이는 단짝친구 연우와, 흰민들레꽃을 보고싶어 하던 유치원 선생님에게, 명이 아빠는 약으로 쓰기 위해 구하러 다니던 석이 할머니에게 옮겨 주고자 하지만 엄마는 완강히 거절한다.

“우리 한 집 뿌리기도 부족할 것 같”다는 것이다.

씨앗 뿌리는 일이 끝나자 꽃샘바람이 거세게 불고 날씨가 추워졌다. 명이와 엄마는 흰민들레꽃이 어서 피기를 기다리지만 흰민들레는 소식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명이는 단짝친구 연우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드디어 흰민들레꽃을 만나게 된다.

흰민들레는 어느 한 곳에만 피어 있는 게 아니었다.

“흰민들레는 도예학교 운동장뿐 아니라 군내 버스 정류소 옆의 빈터와 출렁다리 주차장 건너편 큰 나무 아래에도 피어 있었다. 집 앞 논둑길, 석이 집 마당 가. 연우 집 돌담 밑, 도예학교 운동장, 버스 정류소 옆 빈터”까지도 퍼져 있었다.

아무에게도 주지 않고 혼자서 독차지하려던 엄마의 뜰에는 한 송이도 피지 않던 흰민들레가 바람에 의해 온 마을에 퍼져 아름답게 피어나 있었던 것이다.

이 그림책은 ‘우리’보다 ‘나’가, ‘우리 것’보다 ‘내 것’이 더욱 익숙해진 요즘 아이들에게 ''정말 소중한 것일수록 주변의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공유할 때 더욱 더 그 가치가 돋보인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에코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