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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대학을 마치며
일 년 동안 수강했던 독서대학을 마치고 수강 사례를 발표해야 한다고 했을 때 선뜻 한다고는 했지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퍽 난감했다.
평소 책 읽기의 필요성이나 중요함에 대해서 자주 말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책 읽기를 실천 한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책을 읽기 위해 주위에 책을 놓고 다니는 습관은 있지만, 막상 시간을 할애해 책을 잡고 읽는다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해서 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고 독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고자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대학에 수강신청을 하게 되었다. 나를 찾아 떠나는 독서대학이라는 주제도 상당히 끌렸다.
독서를 통해 나를 찾는다. 얼마나 매력적인가?
4월 6일 윤철규 작가의 ‘이탈리아 그랜드 투어’ 라는 기행문학 작품을 시작으로 8개월 동안의 독서대학이 시작 되었다.
매달 두 권의 책을 선정하고, 그 책의 저자를 초빙하여 책에 대한 이야기와 문학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다보니 책을 쓴 작가를 직접 대면해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나누기가 어려웠는데, 독서대학을 통해 이런 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
8개월동안 총 16권의 책을 읽었고, 16분의 작가님이 오셔서 많은 이야기를 남겨 놓고 가셨다. 사실 모든 강연이 좋고,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
하지만 16권의 책을 읽었던 시간. 16분의 작가님들이 이곳 강진에 온 시간. 그리고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 이루어진 시간. 이 모든 시간은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감동스러웠다. 정말 무더웠던 이번 여름의 열기도 책과 함께 견뎌 냈다고 생각한다.
11월 16일 드디어 마지막 이르렀다. 박형준 작가의 ‘생각날 때마다 울었다’ 라는 시집 강연을 끝으로 8개월 동안의 독서대학 수강의 길이 끝맺음을 했다.
스스로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단 한 번의 결석없이 출석한 내 자신이 기특했다.
하지만 더 좋았던 것은 다양한 연령층과 성별 없이 독서대학을 수강한 동료들을 만났다는 것이다. 사람만큼 오랫도록 남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이젠 내년 독서대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또 어떤 책과의 만남이 그리고 어떤 작가분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몸의 양식을 귀히 여기는 웰빙의 시대에 우리는 마음을 살찌우는 양식도 준비하고 섭취해야 한다.
그 가깝고도 쉬운 길이 여기에 있다.
강진군 도서관의 독서대학.
마지막으로 우리는 흔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서 저는 후한시대 학자인 동우가 했던 말로 끝을 맺습니다..
“책을 읽는 데 이용할 수 있는 자투리 시간이 세 가지 있다.
겨울, 밤, 그리고 비오는 때이다.
겨울은 한 해의 자투리이고, 밤은 하루의 자투리이며, 비오는 때는 한 때의 자투리이다.
그러니 그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독서에 정진한다면, 시간이 없다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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