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발견의 즐거움을 느끼며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 숙

저자 안현배는 파리1대학에서 예술사학과 순수예술사를 전공한 학자이다. 조금이라도 미술에 편안히 다가가기를 원하는 저자는 4개의 주제로 나누어 미술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시대적 배경이나 뒷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가이드역할을 하고 있다. 루브르박물관에 소장한 그림을 언급해 만약 방문하게 된다면 더 유용할 것이다.
 
첫째, 신화와 종교를 비춘 그림이다. 종교의 사상을 전파하는 매체로써 그림은 훌륭한 수단이다. 문맹을 깨우치지 못한 사람에게 들려주는 설교보다 보여주는 그림은 그 자체로 임팩트가 강하기 때문이다. 종교인의 입장에서도 소통의 수단으로 그림을 주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가의 강한 개성은 뜻밖에 그림의 인수를 거부하게 하고 같은 주제,다른 화가의 그림이 탄생하게 해 관람객에게 비교하면서 보게되는 선물같은 경우도 생긴다. "카라바조-성모의 죽음" 과 "칼로 사라체니-성모의 죽음" 이다. 전자는 평범한 말 그대로의 죽음을 비극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림으로써 거부당하고, 후자는 교단의 주문대로 죽음에 대한 시민의 안타까움과 천사들의 향연을 보여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둘째, 역사를 비춘 미술이다. 사건의 전파가 수월하지 않았던 시대에도 의식있는 작가의 그림하나로 시대에 저항하고 변화를 끌어내는 힘을 그림은 가지고 있었다. "외젠 들라크루아-키오스섬에서의 학살"은 그리스의 식민지 카오스에서 이슬람세력의 학살에 당시 지도층이 방조하고 지원해 주었다는데 분노한 화가가 자료수집을 바탕으로 그려낸 이 그림은 반 정부시위에 동조하고 비평가들에게는 신랄한 평가를 받지만,미술 저널리즘의 시작으로 대변된다.
 
셋째, 예술을 비춘 미술이다. 여성의 누드를 그릴 수 있는 대상은 신화,역사,성경에 나오는 인물들만 가능했다. 하지만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리-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은 심하게 왜곡된 기형이면서 일반인이 대상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지만 마티스와 피카소에게는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한다. 또 크고 화려한 색채의 구성만이 화가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는것은 아닌가 보다. "라파엘로 산티-뮤즈의 두상"은 스케치만으로도 거장의 기품은 드러나고 있으니까.
 
넷째, 인간을 비춘 미술이다. 초상화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어린이가 등장한 "도메니코 기를란다요-노인과 어린 소년의 초상"은 노인은 얼굴은 꾸밈없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그렸지만 둘사이의 온화한 눈길과 평온함은 그림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 "폴 들라로슈-젊은 순교자"라는 그림은 빠져나오기 힘든 슬픔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잠긴 소녀로 대변되고 있다. 감동이나 전율은 나와 그림사이에 접점이 있어야 스파크가 튄다. 각자의 경험이나 삶이 다르니 부담없이 아무생각없이 그냥 그림을 바라보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