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인류사를 단숨에 파악하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

우리들 서평단_김 숙

우리가 이제까지 배워왔던 연대순의 세계사와 다른 과정의 세계사이다. 문명의 발생지에서 출발한 서유럽과 지중해, 중국의 중심에서 세계사를 파악하고 이해 한 것과는 다르다. 이 책은 독일인 카를 슈미트의 '육지와 바다' 라는 책에서 나온 육지와 바다의 개념을 더 확대해서 공간의 이동에 따라 역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말하는 여섯 번의 공간혁명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건조지대 큰 강 유역에서 거대한 농업공간 형성. 두 번째. 말을 이용하는 유목민들이 이끈 큰 강 유역과 초원 황무지 사막의 공간적 통합에 의한 여러 지역세계 형성. 세 번째. 이슬람 제국에서 시작되는 기마 유목민과 상인에 의한 유라시아 규모의 공간 통합. 네 번째. 대항해 시대 이후 대양이 대륙을 잇는 대공간의 성장과 자본주의 등을 바탕으로 한 근대 체재의 형성. 다섯 번째. 산업혁명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한 철도와 증기선에 의한 지구공간의 통합. 여섯 번째. 미국을 중심으로 한 지구 규모의 전자공간 형성.

앞의 세 개는 육지의 세계사라면 뒤의 세 개는 바다의 세계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공간 혁명의 근간이 되는 핵심요소는 말, 항해, 자본, 전자이다. 인류가 정착생활하면서부터 食의 안정은 권력 탄생을 가져왔다. 권력은 인간의 욕망대로 더 많은 것의 소유를 기반으로 영역의 확대를 가져오는데 초기 문명시대에서는 말이 그 중심이다.

말의 공간형성 능력은 거대한 영역을 연결했고, 군사적 잠재력은 유라시아 제국의 형성을 촉구하게 된다. 서로간 영토 확장이라는 이해 충돌은 비좁은 육지를 벗어나 지구의 70%에 달하는 바다로 시야를 돌림으로써前시대와는 확연히 다른 공간의 확장이 생겨난다.

항해술의 발달을 근간으로 한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의 영향력이 물리적 거리의 확대를 가져 온 것이다. 그와 함께 물리적 거리와는 상관없는 문명이 확산되었다. 플랜테이션이라는 대량생산과(농작물) 증기기관이 중심이 된 산업혁명은 대량 수송능력에 의해 자본이 인류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가져오게 한다. 자본주의의 탄생이다.

자본의 활동으로 세계는 글로벌 경제시대로 접어들고 정보환경으로 인해 '전자'가 의사 소통과 정보전달의 중심으로 부상한다.어려웠던 세계사가 공간으로 접근함으로써 이해하려는 좀 더 어렵지 않았다.

한편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의 흐름에 정중해야 할 필요성도 느낀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시대의 변화는 빠르고 국가의 경계선은 큰 의미가 없다.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에 의해 역사를 이끄는 공간역시 계속 변화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어떤 세계사로 이동하고 있는 것 일까. 대면보다는 가상의 세계가 더 편한 이 시기에 인간의 착한 본성을 간직한 채 가까워진 세계를 누비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