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오늘 아침 나는 지루함에 도전하기로 했다"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김순임

 
요즘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풍경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않는 채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들을 가리켜 '스몸비'라 한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이다. 스마트폰에 집중해 걷는 모습이 마치 좀비와 같다는 의미이다. 스마트폰이 친구도, 책도 대신한다. 밥상머리 대화도 끊어진 지 오래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한 첫날이었다. 그날 따라 비가 내렸다. 나는 휴대폰을 열거나 팟캐스트를 포함한 모든 것을 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다. 대신 신문을 읽었다. 처음에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많은 청취자들이 그랬듯이 아이러니하게도 스크롤을 하지 않으니 집중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산만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몇 정류장을 지나는 동안 마음이 점점 안정되었다. 이전 같으면 읽다 말았을 기사를 끝까지 읽었다. 결과가 어땠을까? 기사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했다. 기사를 보다가 고개를 들고 내 마음이 방황할 수 있도록 풀어주었다."(P121)

저자 마누시 조모로디는 뉴욕 라디오 방송의 프로그램 진행자로 IT 기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지루함을 이용하는 방법을 탐색했다. 청취자 및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실험과 대화를 통해 우리가 삶에서 마주하는 진퇴양난의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은 전자기기와 우리의 관계를 변화시켜 창의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를 끌어내기 위한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빨래를 갤 때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상 그때 우리의 뇌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마음이 자유롭게 배회할 때 우리의 뇌에서는 '디폴트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곳은 문제를 해결하고, 최상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자전적 계획 구상'에 관여하는 마음의 영역이다.

우리는 '멍때리기'와 '마음 방황'을 하는 중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문제 해결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그때 우리의 마음은 주의가 분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하지 못한 흥미로운 곳으로 갈 수 있다. 우리의 뇌에 새로운 연결 고리를 만들어주는 지루함은 창의성을 자극하는 가장 효과적인 뮤즈다.

우리의 삶을 더 많은 호기심과 창의성으로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심심할수록 똑똑해진다』의 저자가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휴대폰, 컴퓨터에 소비하는 시간을 통제함으로써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지루함과 기발함 프로젝트'를 실천하여 정신적인 긴 동면에서 깨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