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장찬구
우리는 철학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매우 어렵고 이해 또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철학에 관련된 책도 읽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철학적 삶에 대한 동경과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한계와 좌절 앞에서 늘 철학적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달리 생각하면 철학은 우리와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함께 숨 쉬고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오늘 내가 소개할 '언더그라운드 니체'를 통해 철학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덜어내고 철학에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자 고병권은 1971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 대학원을 졸업한 철학자이자 작가이다. 그는 연구공간인 수유너머의 대표을 맡고 있으며, '철학자와 하녀', '살아가겠다', '생각한다는 것',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등의 활발하고 꾸준하게 저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자는 '언더그라운드'라는 단어에 빠졌다. 모든 근거들이 몰락하는 곳. 근거들의 근거 없음이 드러나는 곳이 언더그라운드라고 말한다.
'언더그라운드 니체' 이 책은 서광의 아포리즘을 해체하고 재해석한 작품이다. 니체는 자아 재구성을 위한, 아름다운 시작을 감지했다. 고루한 성직자, 철학자, 지식인의 세계 해석을 비판하고 있다. 보수적인 모든 것을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다시 사고하기를 권하고 있는 것이다.
니체를 흔히 망치를 든 철학자라 부른다. 그 이유는 기독교적 기존 질서를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세우려 혼신의 노력을 했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니체의 철학, 그것은 무엇보다 타자로서의 철학이고, 타자가 되는 철학이며, 그 전에 철학을 타자로 만드는 철학이다. 니체의 철학은 자기 시대와 공동체를 찬양하는 어용성을 탈각할 때 시작된다. 니체는 그것을 '미래의 철학'이라 했고, 자기의 날이 '내일 이후'에 있다고 했다"(p21)
"우리는 왜 이렇게 타인의 감정을 모방하는 데 숙달되었을까. 그것은 앞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 시대가 '타인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라서, 무리 속에서만, 통계적 평균인 뒤에서만, 혹은 '세인' 뒤에서만 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시대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아니면 종적 특성으로서 인간이 갖고 있는 '겁 많음' 때문일 수도 있다." (p118) 책은 니체의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니체가 말하는 도덕과 삶에 대해 저자 역시 한 사람의 독자로서 우리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쉽게 진도를 낼 수 가 없었다.
모호하게 다가오는 단어들의 조합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고, 때로는 사색에 잠기기도 해야 했으니까. 이 한 권의 책으로 니체라는 철학자의 깊이를 재려하고 이해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자만심이 깔려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