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

우리들 서평단_이소향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인도여행기인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류시화 특유의 울림과 시선을 담은 신작 산문집. 여행과 다양한 직업세계 등을 경험하면서 치열한 자기탐구를 거쳐 삶과 인간을 이해해 나가는 51편의 산문을 엮은 책.

산문이란 무엇인가? "시는 젊었을 때 쓰고 산문은 나이 들어서 쓰는 것이다. 시는 고뇌를 산문은 인생을 담기 때문이다"라고 저자의 경희대 은사였던 황순원 선생은 말씀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인생이란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 행복이란 무엇이며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과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인가, 진리란 무엇이며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무수히 던지는 질문에 독서를 통하여 답을 구하거나, 훌륭한 스승 또는 벗과 대화를 통하여, 때론 여행을 통해서 답을 구하거나 아님 지금도 정답을 찾고 있는지 모른다.

스스로 답을 구하고자 했던 무수히 많은 질문들에 대하여 "삶이 평생 동안 답을 주고 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 또한 삶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려 보고 열린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누군가의 삶의 발자취와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생, 행복, 여행의 필요성, 관계, 소중한 자연 등을 내일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 지구라는 아름다운 푸른별에 태어나 '지금'이라는 가장 소중한 시간에 살고 있는 우리. 시간이 흐른 뒤 알게 되는 사실에 우리는 절망할지 모른다. 쓸모없고 소비적인 감정들과 일로 나를 채우고 허비하는 인생을 내가 살아가고 있었구나. 조금만 빨리 그 늪에서 빠져나왔더라면 하는 후회!

요즘 참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난다. 여행지에서, 지친 삶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선한 삶과 앞서간 현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작가와 간접여행을 하면서 그 동안 내가 떠난 여행을 돌아보게 되었다.

유명한 유적지와 아름다운 경관을 오로지 사진 한 컷에 담아두고 그냥 스쳐간 여행.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던가? 여행은 얼마나 '좋은 곳'을 갔는가가 아니라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얼마나 그 장소에 가슴을 갖다 대었는가이다. 중요한 것은 마음으로 봐야 하며, 그것에는 시간이 걸린다. 세상의 모든 장소들은 사리와 숄로 얼굴을 가린 여인과 같다. 이것이 어찌 여행지만의 이야기겠는가? 인생, 사람 또한 그러하리라.

25년째 해마다 인도여행을 다녀온 저자의 생각과 경험은 마치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처럼 책에 빠져들게 하며, 51편의 산문은 한 꼭지 한 꼭지마다 울림을 준다. 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당신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상대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 이 책에 감사하며 "당신도 괜찮은가요?"라고 묻게 될 나와 당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