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어른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윤치정

처음에 책 제목을 봤을 때 너무 어설펐다. 내용이 몹시 궁금했다. 어른이라는 의미는 무얼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성인들 중에 진정한 인격과 지성을 쌓은 완벽한 어른이 있을까? 한 번도 어른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깊게 성찰을 해본 적이 없다. 그냥 내 삶이 주어졌기 때문에 별 의미 없이 살아왔다. 책을 읽기 전에 곰곰이 내 인생을 돌아다봤다. 역시 나는 어쩌다 보니 나이가 먹고 흔히 말하는 겉모습만 어른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은 <어쩌다 어른>에서 특별히 화제가 되었던 강의를 모아 정리한 것이다. 방송을 보지 못했으나 책으로 보니 왜 화제가 되었는지 알 것 같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라서 알차다는 느낌이었다. 심리학 교수 김경일, 뇌 과학자 김대수, 스타 강사 김미경, 물리학 교수 김범준, 사회탐구 강사 문성욱, 기생충학 교수 서민, 역사학자 심용환, 정신과 의사 양재진까지 각자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중에서도 공통적으로 말한 부분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각자 방식대로 해법을 제시한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다. 환경, 생각, 삶을 대하는 자세가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삶을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는 내가 누구인지, 내 생각을 채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혼자서 깨달을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 책처럼 누군가의 이야기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유독 감명 깊게 들어오는 내용은 바로 김미경 강사의 성공 포인트다.
 
성공은 단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나의 성공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치면서 0.00001의 포인트를 쌓았고, 또다시 실패를 반복해 0.001의 포인트가 쌓였고, 그다음에 다시 0.1의 포인트가 쌓여 결국엔 하나(1)의 성공 포인트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1이라는 숫자가 되기까지 모두 본인이 직접 체험한 것이다.

그 1이라는 숫자에는 본인의 모든 실패 에너지가 들어 있으며 유일한 목격자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그러니 다른 누군가가 김미경 강사를 벤치마킹한다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성공 포인트 1, 2, 3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경험한 실패로부터 직접 만든 포인트이다.
 
어른은 어쩌다 시간이 흘러서 젊은 세대들에게 나이만 많이 먹었다고 대우를 받는 존재가 아니다. 환경과 좋지 않은 조건들에 굴복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완전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는 어쩌다 어른이 되었지만, 기왕이면 괜찮은 어른이 지금부터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방송을 놓쳤지만 명사들의 다양한 식견을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