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사냥꾼들의 워게임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_ 정인숙

이 책은 25년 전 한반도의 핵개발을 다룬『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북핵과 관련하여 사드 배치로 갈등을 겪는 한중미일의 상황을 그린『사드』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진명은 현실에서 이슈가 되는 사건을 토대로 사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소설을 전개해 나가고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인지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그 안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만능해결사 남자주인공 등장, 미스터리 사건 발생, 멋진 여자주인공과 공조하여 문제 해결이라는 자신만의 확고한 소설 공식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김인철은 세계은행 본부에서 단기 투기자본의 자금세탁을 밝히기 위해 특별조사원으로 비엔나에 급파된다. 조력자인 펀드매니저 요한슨의 의문의 자살 사건을 목격하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돈의 배후를 추적한다. 돈의 흐름을 쫓아가다 만나는 최이지와 아이린의 도움으로 한반도가 처한 전쟁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한편의 대하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 내부에 존재하는 진보와 보수의 갈등, 각각의 국가 정상들이 직면한 이해관계를 만물이론(Theory of Everything)으로 집약하여 방정식에 대입해서 유사해법을 만들어가는 추리력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 부족한 대안에서 인철의 다음과 같은 말은 사드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눈치를 보기 바쁜 우리 정부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수학과 달리 세상일에는 완벽한 해답이 없어요. 우리가 선택함으로써 비로소 해답이 되는 거죠. 그래서 삶의 선택이 중요하고, 그 선택을 위해 지식과 경험을 연마하잖아요. 또 선택한 후에는 그 선택을 완성하려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고요. 국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남북미중을 그 자체로 만족시키는 해법은 없다고 생각해요.…우리가 선택하고 우리 힘으로 그걸 이루어나가는 게 맞으니까요."―p 242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앞부분에 비해 급조되고 미약한 마무리라는 도식화된 그의 전개 방식에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요한슨의 죽음이 모티브가 되어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된 각 사건들이 한반도가 처한 문제 해결이라는 소실점을 향해 나아가는 작가의 추리 방식은 독자를 끌고 가는 힘이다. 북핵을 빌미로 전쟁을 일으키려 하는 "전쟁 사냥꾼"의 존재를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