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이소향

미 오하이오의 철강도시에서 나고 성장한 한 청년의 진솔한 성장기를 다룬 힐빌리의 노래. 가난하고 불우한 소년기를 겪은 한 사람의 인간승리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청년은 불우한 가정과 지역사회를 벗어나 미해병을 지원,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면서 주립대학을 수료하고, 3대 명문 중의 하나인 예일대학교 로스쿨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실리콘밸리에서 굴지의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 J. D. 밴스이다. 몰락한 제조업 도시 중의 하나인 힐빌리라는 지역과 후손의 삶은 어떠한 것인가를 쓴 삶의 증언록이다.
 
우리에게 가정이란 어떠한 의미이며 어떻게 가꾸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주는「힐빌리의 노래」에서는 한 가정의 붕괴가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과 지역사회로의 파급효과 등을 다루고 있다.
 
조부모와 엄마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3대의 가족 이야기 속에 미 제조업의 쇠락에 따른 가난한 미 백인 노동자의 가정환경, 삶의 대물림, 자녀교육 등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가 책임져야 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직·간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는 또한 우리나라의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내몰린 가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J. D. 밴스의 경우 엄마의 반복된 이혼으로부터 오는 상처가 그의 외조부모의 사랑으로 대체되지 않았다면 현재의 삶은 달라졌을 것이다. "온전하게 같은집(외조모집) 같은 사람과 지낸 덕분에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세상을 조금씩 배운 덕분에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P 252)와 "군대에서 괴로울 때마다 할모가 나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으며, 나를 사랑하고 내가 포기하지 않을 걸 믿는다고 쓴 편지를 꺼내 읽었다."(P 264)는 내용 등은 외조부모에 대한 깊은 사랑이 담겨져 있다.
 
한사람의 인생에 있어 특히나 청소년기의 자녀들은 갈등과 방황의 시간을 갖게 된다. 가정은 따스함과 사랑, 격려, 피난처가 되어 주어야 한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학교, 지역사회 등이 청소년과 함께하여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와 같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다양한 색채와 향기로운 꽃'으로 개화할 수 있도록 청소년에게 관심과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