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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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감(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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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서평단_김진곤>
모멸(侮蔑)의 사전적 의미는 '업신여겨 깔봄'이다. 과히 유쾌하지 않은 단어이다.
"한국인들은 사소한 차이들에 집착하면서 위세 경쟁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모멸을 주고받기 일쑤다. 못생겼다고, 뚱뚱하다고, 키가 작다고, 너무 어리다고, 나이가 많다고, 결혼을 안 했다고, 이혼했다고, 심신에 장애가 있다고, 가난하다고, 학벌이 후지다고, 비정규직이라고, 직업이 별로라고, 영어를 못한다고." 책 내용 중의 일부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렇듯 일상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른 사람과 모멸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단언한다. 맞는 말이다. 고의적이든 아니면 무의적으로 타인에게 모멸을 주고 또는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그러면서 저자는 신자유주의의 확대 속에서 대다수 사회가 겪는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보다 시민사회나 인권의식이 덜 성숙했기에 모욕은 더욱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실체를 규명하고 성찰하는 언어가 빈곤하다고 한다.
『모멸감』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가 일상의 여러 장면에서 겪게 되는 모멸감의 본질은 무엇이며, 무엇 때문에 모욕을 주고받는가. 어떤 사람들이 타인을 쉽게 모욕하고, 한국의 사회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크고 작은 모욕이 이어지는 데는 역사적 배경이 있는지 등과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어디에 있는가를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다.
가장 공감이 가는 내용 중의 하나인 "모멸감,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는 '수치심의 두 얼굴'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잠깐 겸연쩍은 심정으로 자신의 태도나 행위에 대해 반성하도록 이끄는 순기능적이고 건설적인 수치심이 있는가 하면, 체면을 완전히 구기고 존재를 송두리째 부정하면서 자존감을 뭉개버리는 역기능적이고 파괴적인 수치심도 있다면서 수치심은 인간다움의 징표이자 존재를 부정하는 파괴적인 감정이라고 강조한다. 순기능 또는 역기능의 수치심을 우리가 한 번쯤은 경험해보지 않았나 싶다.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니어도 말이다.
타인이 나에게 주는 모멸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될 수 있으면 남에게는 친밀감을 주기 위하여 『모멸감』을 읽어보길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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