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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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거짓말을 한다(20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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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김미진
매일 아침 눈뜨면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켜면 전날 인기 검색 키워드가 섹션별 순위별로 올라온다. 내가 검색한 샌들이나 구두 목록이 작은 창으로 겹쳐 있기도 한다. 정보 위에 뜨는 사행성 광고의 ⓧ를 지우려다 실수로 클릭이라도 하게 되면 관련 정보가 연달아 떠 성가실 때가 있다. '다'만 쳐도 누군가 입력한 키워드가 주르륵 새어 나온다. 누구한테나 보이는 친절인 줄 알았는데 내 폰이 스마트하게 나의 습성을 저장하고 퍼 올려 나의 선택을 용이하게 하고 있음이다. 우연히 발견하고 깜짝 놀란 이후로도 나의 손끝은 계속 내 기계에, 아니 구글에, 다음에, 네이버에 나를 소위 '꼰지르고' 있는 중이다.
나처럼 매일같이 사람들이 웹을 돌아다니면서 남기는 디지털 발자국을 뒤쫓는 인터넷 데이터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빅데이터가 사람의 심리를 엿보는 아주 새로운 방법임을 보여준다. 키보드로 얻은 익명성 덕분에 사람들은 매우 솔직하고 다양한 것들을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한다. 접속자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디지털 흔적은 축적과 분석이 쉬운 형태로 저장된다. 사람들이 검색하는 데이터를 가지고 단순히 통계를 내는 것만이 빅데이터가 아니다.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 데이터와 관련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어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빅데이터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사람들이 클릭하는 버튼이나 두드리는 키를 통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진짜 누구인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에서 비롯된 바, 단순히 개념을 증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21세기 사회과학의 새로운 길을 정의하고 있다. 저자가 결론지었듯이 <"이 책의 요점은 사회과학이 진정한 과학이 되고 있다."-p.311>는 것이다.
버드대학교 경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동안 저자는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손해 본 표가 얼마나 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사적 공간에서 흑인을 조롱하는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고 있었다. 전통적인 설문조사에서는 감춰져 있던 사람들의 솔직한 생각이 드러난 것이었다. 인종주의에 관한 저자의 박사논문은,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를 예견한 유일한 데이터인 구글 트렌드가 앞으로도 국제적으로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예견할 것으로 주목받게 했다.
사람들의 정보 검색은 그 자체가 정보다. 그들이 언제 어디에서 사실, 인용, 농담, 장소, 사람, 물건, 도움 등을 검색하는가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욕망을 가지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하는지에 관한 막연한 추측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작고 네모난 빈칸에 단어나 문구를 입력하는 일상적인 행동은 작은 진실의 흔적이며 이 자취 수백만 개가 모여 심오한 현실이 드러난다는 것이 대단하지 않은가? 저자가 실증적으로 조사해 내놓은 사례를 훑으며 동시대 인간의 욕망이 자신의 진실과 어떻게 조합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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