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갑대갑으로 바꾸는 강력한 치료제

강진군도서관 우리들 서평단 윤치정

'당신이 옳다'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느낌을 받았다. 조직생활을 하면서 정서적인 '내 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누구를 만나든 존재 자체에 대한 주목이나 집중을 받지 못하고 하나의 부속품 대우를 받으면 아프다. 그렇게 마음이 주저앉고, 무너져 갈 때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힘, 마음의 부담에서 벗어날 힘이 필요할 때 저자는 여러 가지 해법을 제시해 준다.

정혜신은 대한민국의 정신과 의사이다. 신동아에 '정혜신의 인간탐구', 시사저널에 '정혜신의 정신탐험', 한겨레신문에 '정혜신 칼럼' 등을 연재했다. 2008년 고문피해 당사자들이 중심이 되어 또 다른 고문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고문 치유 모임의 집단 상담에 참여하였다.

2011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우울감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집단 상담을 시작하며 심리 치유센터 '와락'을 만들었다. "그 누구도 함부로 내 주권을 침범할 수 없다. 상대방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는 경계를 침범하는 행위이다. 주권이 훼손되면 사람은 모욕감, 모멸감, 수치심과 함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p199

"사회적 관계에서는 너와 나를 갑과 을로 나눌지 모르지만 심리적으로 모든 사람은 갑 대 갑이다. 갑과 을 같은 사회적 관계로 너와 나의 관계 전체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만 인지할 수 있어도 갑을 관계를 갑 갑의 관계로 바꿀 수 있다" p200

이 책에서 여러 가지 심리적 해법을 제시해주지만 위 단 두 문장만 마음에 새겨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나는 '그 누구도 내 주권을 침범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란 존재는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하며 내가 있기 때문에 세상이 존재한다. 그 누구도 나를 침범할 수 없다. 만약 나의 주권을 침범한다면 초기부터 대응을 단호히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불쾌하다고 단호히 선을 그은다. 나머지는 '사회적으로 갑 과 을 이지만 심리적으로 갑과 갑의 관계이다'. 대인관계에 있어 상대가 나를 가볍게 보는 것은 내 스스로가 상대방으로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몸을 낮추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똑같은 위치라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거리낌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공감이나 심리적인 방법들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 사람과의 관계를 능숙하게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